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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riginals Are Special

AOAS ep#2. 첫 한 달의 기록: 앤젤핵AngelHack에 도전하다

by 조제 zoze 2020. 7. 23.

우리는 Working Group이 아닌 Real Team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

 

 

AOAS 팀이 초기에 빌딩됐을 때, 5명 중 개발 포지션이 2명이었고 나머지 3명은 기획(겸 디자인) 포지션이었다. 함께 빠르게 합을 맞춰보기 위해서 7월 동안 3개의 공모전을 준비하기로 했고 그 중 두 번째였던 AngelHack이 지난 19일 일요일, 끝이 났다. 지난 3주가량의 스케쥴이 워낙 강행군이었기 때문에 요며칠 꽤나 장기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7월 초 계획을 세웠을 때에는 말은 안 했지만 3개 중 엔젤핵이 가장 자신이 없었고 이게 가능한가? 멘땅에 헤딩 아닌가? 의문스러웠던 행사였다. 그래서 사실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제출이 끝난 지금은 그전까지의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

 

 

 

 

 

 

우리 이러다가 돈 너무 많이 벌어버리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Miro 보드로 어떤 문제를 탐색해볼까,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SKT 행복인사이트에서 교훈을 얻었던 우리. 이번에는 문제든 솔루션이든 가리지 않고 일단 자유롭게 주제별로 포스트잇을 붙이며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의 표를 받은 (초록색으로 반짝이는 별이 보이는가?) 아이디어들을 따로 옮겼다.

 

 

이 중 어떤 아이디어를 골라야 할지 다들 침묵을 지키던 와중, 깊은 고심에 휩싸인 내가 질문을 하나 했다. 위의 주황&노랑 포스트잇(한 묶음으로 취급)에 관한 의문이었는데, 해당 포스트잇만 봐서는 기존의 블로그 서비스나 링크드인 등과 다른 점이 대체 뭔가 싶은 거였다. 기획자 버전의 behance를 만들고 싶다는 취지였는데,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든 다양한 개인학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든, 그거 다 지금도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래서 산이 내 의문에 대해 조금 더 길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해줬는데 이 중 '온라인 팀빌딩이 가능하다'라는 점에 내가 꽂혔다. '나는 지금 포스트잇에 써져 있는 부분에는 전혀 매력이나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지만, 온라인 팀빌딩은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지역(광주)에서 거주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는 데 많은 현실적인 한계점을 느낀 나라서 더 공감이 되고 이런 쪽으로 차별점을 개발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포스트잇에 적은 부분 말고, 온라인 팀 빌딩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다면 나는 이 아이디어에 찬성이다.'라고 어필했고, 팀원들도 이 부분에서 유레카 포인트를 느껴 갑자기 아이디어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런 기능이 있으면 어때?' '이런 방향도 재미있겠다' '이런 BM도 가능하겠네!' 등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우리의 상상 속에서 이 큰 그림은 이미 LinkedIn을 능가하는, 너무나 유쾌하고 활발한, facebook 뺨다구를 후려갈기는 아이디어가 되어 있었다. "이러다 우리 돈 너무 많이 벌겠는데?"

 

나는 말했다. "이 보드에서 이거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안 나와. 다른 거 논의할 필요 없다. 이거로 가자."

그래서 우리는 앤젤핵에서, 하기로 했다. 온라인 팀빌딩 서비스. 노빠꾸로.

 

앤젤핵 zoom 세션 中 김진아 멘토님 강연 캡쳐

 

 

우리는 Inspiration의 봉우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야호.

 

 

그리고 영감을 받은 팀원들은, 내가 자는 사이 Miro에 관련된 아이디어, 참고자료, 인사이트를 채워 넣다가 뜻밖의 정모를 하기도 했다.ㅋㅋㅋ 정말 열의에 넘치는 분들. 기여워. 자라는 잠은 자지도 않고!

 

 

 

 

 

결국 정리된 아이디어는 말이야

해커톤 참가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일 수 있는 Hackathon for all: Leave No One Behind

사람마다 해커톤 참여의 needs가 다를 것이다. 능력치 높은 팀원들만을 원할 수도 있지만, 과연 최고의 결과를 내는 팀이, 정말 최고의 능력치만을 가진 팀인 걸까? (관련 리서치 제시.todo) 해커톤은 모든 멤버들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코스트를 줄여 주어야 한다.

주니어는 해커톤을 통해 현업자들과의 소통과 성장을 원하지만 자신감이 없다. 시니어 중에서는 ‘나는 풀스택으로 다 할 줄 알아요, 아무 팀이나 꽂아만 주세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시니어는 자신만큼 잘난 사람을 원하겠지만 또 어떤 시니어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나눔을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커톤 오거나이저 중 한 분은(디자인씽킹 진행자) 팀원 모두 잘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라, 할 일이 100이면 누군가 한 명이 100을 다 하고 나머지 사람은 커피 갖다주고 밥 사다주고 하는 일들을 잘 하는 것 또한 (어깨 너머로 배우고 있을 것임)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능력치가 맞지 않더라도 밸런스와 인간성 또한 좋은 팀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인 것! 

따라서 해커톤 멤버들 모두의 좋은 team 경험을 위해서는 ‘능력치’만을 가지고 팀을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커톤을 참가했는지 또한 고려해서 밸런스 있게 팀을 매칭해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서비스 프로필은 ‘I have’뿐 아니라 ‘I want’를 통해 팀을 매칭한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 해커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팀 빌딩’을 효율적으로 도와주기 때문에 더 많은 온라인 해커톤을 장려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심리적/현실적 진입장벽을 낮춰 주고, 오거나이징도 쉬워짐) 또한 이 서비스의 본질은 ‘온라인 퀵  팀 빌딩’이기 때문에, ‘지역 격차’(온라인)를 해소할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도 개인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 (패캠, 코드스테이츠의 주제와 부합: 학습 의지를 오지게 부여하며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도움이 됨)

이 아이디어는 어쩌면 해커톤에 처음 참여해보는 우리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고,

'Team'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고,

'즐거움과 성장의 균형'이라는 우리의 팀 미션과 부합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이자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는 문제인 '지역 불균형'(SKT 행복인사이트도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다) 에 직결되는 솔루션이기도 해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라도 내 스스로 이게 너무나도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믿고 움직일 수 있는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앤젤핵 제출용으로는'해커톤'이라는 특정 상황에 시나리오를 두고 Key Task인 '팀 빌딩', 그중에서도 짧은 시간 내에 구현 가능한 아주 small한 function들만 만들어보기로 했다. 더 큰 그림은 앤젤핵이 끝난 후 장기적으로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다.

 

 

 

 

 

 

Output: 피칭 PPT 중 일부 :)


Key Freatures
Business Model
Service Flow

 

 

 

 

 

 

Output: 실제 구동가능한 서비스


- 로그인부터 나의 Working Persona Test는 여기서 https://wenno.herokuapp.com/

(enter code: 123456) 참고로 회원가입과 로그인은 구색만 갖춰서 안 되는 기능이 많다...^^; 우리 서비스는 웹사이트도 사이트지만 Working Persona 기반으로 팀메이트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갖는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만드는 데도 팀원들이 공을 많이 기울였다. (내가 퍼블리싱할 동안 기획단에서 이 부분에 대한 리서치를 열심히 해 준 우리 멋진 팀원들이 있었지!) 아직 완벽하게 구현한 건 아니고 이런 느낌이다 정도만 가능하지만, 재밌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

 

AngelHack Seoul 2021

Welcome to AngelHack Seoul 2021! If it is your first visit, please Sign Up first.

wenno.herokuapp.com

- 우리 서비스의 홈 화면은 여기서 https://wenno.herokuapp.com/home/

너무 예쁜 우리 웹사이트. 언젠가 훌륭하게 디벨롭 시켜줄게!

CSS란 것도 처음인데, 이런 카드 구조를 만드느라 얼마나 똥줄탔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카오100up 사이트 코드를 뜯어서 해부해보면서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기존의 웹사이트 코드를 분석하는 게 내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꼈다. 엔젤핵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내가 남의 웹사이트 코드 뜯어서 밤새 우리 웹사이트에 적용하고 있을 일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도전하길 잘했어! :>

 

 

 

 

나는 모든 페이지의 퍼블리싱을 맡았다(html/css): https://github.com/zoze99/AngelHack

 

zoze99/AngelHack

AngelHack Seoul 2020 codes. Contribute to zoze99/AngelHack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패스트캠퍼스가 내 코드를 읽어봐줬어..히히.. 부족한 코드...

 

그리고 백엔드까지 있는 이 친구의 깃허브로 제출했다: https://github.com/hectic97/AngelHack_web

 

hectic97/AngelHack_web

AngelHack_web AngelHack_web AngelHack_web AngelHack_web AngelHack_web - hectic97/AngelHack_web

github.com

 

실제 프로덕트의 기획도 처음, 디자인도 처음, 개발도 처음인 친구들이 만나서 우왕좌왕도 많이 했지만 일단 제출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뿌듯한 첫 걸음이었다. 정말 생활코딩 수준만 듣고 퍼블리싱을 해서 지금 되돌아보니 내 코드에 부족함이 너무 많았다.ㅋㅋㅋ 특히 개발에서 협업하는 게 처음이라 그런지 정말 힘겨웠는데, 조금의 수정이 개발단에서 많은 파장을 부른다는 걸 깨달았다. 남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퀄리티 있는 코드 구조에 자신감이 없어서, 깨끗하고 프라이드 가질 수 있는 멋진 코드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더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프로그래머 부모님을 둔 덕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피해 왔는데, 간단한 웹 코딩부터 시작하니 성취감이 트라우마를 조금 날려준 기분이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까지는 커버할 수 있는 구조적인 코드를 짜는 게 목표다. 내 앞단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고 내 뒷단의 사람을 최대한 편하게 해 주고 싶다. 프론트엔드 이 녀석...생각보다..재밌을지도?..

 

 

 

 


아쉽게도 엔젤핵 수상을 하지는 못했는데, 수상팀들의 자료를 기록해둔다:

 

TeamQED- 패스트캠퍼스
https://github.com/Team-QED/AngelHack2020
https://youtu.be/ymTxwhCs76g https://youtu.be/XIDqwjuPcsk ⠀

Grey Cereal- 코드스테이츠
https://github.com/angelhack-2020-grey-cereal/cod-in
https://youtu.be/MCcuj5_UE9Y ⠀

스페셜티-우아한 형제들
https://github.com/angelhack-seoul-2020-specialty
https://vimeo.com/439739672 ⠀

LiBi-커먼컴퓨터
https://github.com/Angelhack-LIBI
https://youtu.be/V6T9jYD6u5Y
https://youtu.be/tkCVq0hu8hA ⠀

M4A1-테이블매니저
https://github.com/vail131/2020_angelhack_M4A1
https://youtu.be/rFVRGMncsOU
https://youtu.be/KT39vx-9Hr0

 

해커톤이 전지적 스폰서회사 관점으로 뽑는 거였다니! 스폰서들의 선정기준이 다들 본인 회사에서 이미 고려하고 있는 기능/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능을 수상작으로 뽑았더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예상치 못했다. . . 역시 해커톤 새내기들.... 그래도 우리는 그 사전세션에서 말을 들었듯 '사용자에게서 시작하세요'이기 때문에 앞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것 같다! 하나의 완결된 서비스를 정말 창업하듯이 기획하고 제작했고, 우리는 이번 해커톤 한 번 하고 해체될 팀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좀 변용하거나 나중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주니어 치곤'이 아니라, 그냥! 우리도 잘했어 :)

 

 

 

 

 

 

 


나는 앤젤핵을 진행하면서 어떤 점들을 느꼈던가?

아직 정리되지는 않은 생각들을 의식의 흐름으로 써내려가 본다.

 

 

 

 

 

 

같은 곳을 보면서 서로 다른 일을 한다는 것

우리 5명 중 해커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설밖에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끌고 해커톤을 준비하는 설의 마음이 많이 초조했을 것 같아 미안하다. 실제로도 타임라인상 개발할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며 기획 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백번 동의한다. 실제로 시간이 많이 모잘랐다. 어느 해커톤이 시간이 넉넉하겠냐만은 말이다. 기획이 끝나야 디자인을 하고, 디자인이 끝나야 그거에 맞춰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그 프로세스를 이번 해커톤을 통해서 간단하게나마 경험해볼 수 있었다. 우리끼리 '의리주'라고 비유하기도 했는데, 앞에 사람이 조금 마시면 뒷사람이 뒤집어쓰는 거다.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공감이 가서 조금 웃펐다. 설이 초조해하는 게 잘 느껴져서 나는 스쿠버와 산이 아직 기획을 하고 있는데도 일단 피그마부터 켜서 확실한 페이지부터 빨리 디자인하고 html/css작업을 들어가 있기도 했다 ㅠㅠ 호기롭게 자정까지 무조건 끝내겠다, 라고 했는데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정말 너무 어려워서 그 다음날 자정까지도 못 만들었다...ㅎㅎ...

 

제출까지 3일도 채 남지 않는 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했다.

 

1. 콘텐츠 생성: 산, 스쿠버
- 앤젤핵 슬랙 데이터크롤링한거 보고 ‘원하는 팀/팀메이트’의 니즈를 분류해서 종류를 파악하기. 
- 이를 바탕으로 데이팅 앱 tulip처럼 ‘질문’에 대한 ‘대답’의 형태로 ‘Profile>I want…’부분 구체화 
- 기획/개발/디자인 능력치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들(Profile>I can…) 어느 정도 채우기. (이거는 그렇게 논리적으로 파고들거나 증거자료 리서치를 많이 할 필요 없음. 그거에 파고들 때 아님 그냥 이런 과정을 거친다 하고 보여줄 정도로) 
- 위 두 가지 I want/I can을 바탕으로 어떻게 프로젝트/타 유저와의 ‘케미’를 %로 나타낼 수 있을지 기준 마련. 

 

2. 프로토타입 디자인: 조제, 스쿠버
- 메인 home 부분 디자인 (유저← 유저/프로젝트, 프로젝트← 유저 추천) 
- 부가 기능 디자인 (추천 멤버 프로필, 내 프로필, 프로젝트 상세 정보, 프로젝트 등록, 전체 멤버 보기, 1:1채팅, 내 Team, 내가 스크랩한 사람들) 

 

3. 프론트엔드: 조제
Figma 디자인 바탕으로 HTML/CSS 

 

4. 백엔드: 설, 준
추천 서비스 , 1:1채팅 기능, etc

 

쓸 수 있는 자원의 양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상, 더 이상 기획만 할 수는 없다. SKT 행복 인사이트같은 아이디어톤은 그저 공모전일 뿐, 실제로는 내가 일을 끝내줘야만 일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내가 하던 일을 수정하면 일이 배로 늘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엔젤핵을 준비하며 깨달았다. 특히 내가 위에 프론트엔드라고 써놓기는 했지만 말이 프론트엔드지 사실 그냥 html/css로 퍼블리싱만 하고, Javascript부터는 준이 진행해서 사실상 준이 프론트엔드를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Github도 같은 repository를 공유하기가 마뜩치 않아서  내가 작은 걸 수정해서 새로 push를 해도 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를 비교하면서 수정해야 했기 때문에 몇 배로 더 힘들어 보였다. 나의 부족함이 너무 미안했다. 얼른 자바스크립트 그리고 그 이상을 배워서 프론트엔드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설과 준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팀원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기획하는 나'의 부족함

우리 중 기획자의 포지션에 있는 사람은 산, 스쿠버,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다. 산과 스쿠버, 이 두 명의 멋진 철학과 여성들은 전체적인 논리를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해주었다. 일단 분업이 필요했기에 나는 일단 SKT 막판에 가서는 PPT 디자인을 맡아서 했고, 엔젤핵에서는 html/css를 작업했는데, 그걸 내가 맡는 게 좋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지친 뇌로 두 사람의 깊고 섬세한 논리 작업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설도 늘 BM에 관해서 좋은 의문거리나 아이디어들을 많이 던져 주고는 했는데, 나는 '모가어때? 외않되?ㅇㅅㅇ' 정도의 느낌으로 앉아 있었다... 크윽. 내가 과연 기획자를 목표로 해도 좋은 걸까? 내 적성과 잘 맞을까? 라는 거센 의문이 처음으로(!) 들 만큼 나 자신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경험.ㅠㅠ 나는 한 가지를 여러 방면에서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려 내는 데나, 아니면 이것저것 발산하면서 던지는 데 더 능숙하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음 번에는 더 섬세하게 기획 단에서 논리를 고민하는 역할을 맡아 보기로 다짐한다.

 

 

도전을 배우다

팀원들과 함께이지 않았다면 내가 과연 스스로 '준비되지 못했다'는 마음상태를 가지고 프로들의 필드처럼 느껴졌던 해커톤에 참가할 수 있었을까?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걸렀을 거고 준비하는 중 조금이라도 막히면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SKT 행복인사이트 할 때도 느끼고 이번에도 느낀 건데 나는 겁먹으면 포기하고 싶어 하고, 또 흔들리는 과정에서 중도포기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큰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완성해낸 경험이 쌓여 앞으로는 더 도전하고 책임감 있게 해 내는 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팀원들의 지구력에 만세, 많이 배웠다. 그리고 해커톤의 자기소개를 보니 고등학생들도 있는 것이다! 완전 깜짝 놀랐다. 대학교 졸업반인 나도 스스로 '주니어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감이 없어 망설이고 있는 동안 이 고등학생들은 도전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있었던 거다. 그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고 너무 좋아 보였다. 앞으로 나는 '내가 이런 걸 도전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 고등학생들을 떠올릴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다시, Learning By Doing

또 이번에는 사람은 필요하면 배우게 되고, 배우는 것은 실제로는 대단히 어렵지 않으며, 배운 것을 일단 써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피그마나 html/css나 다 예전부터 배우려고 생각만 해 두고 있었던 것들인데 막상 실행은 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그러면서 '아 난 정말 너무 게으르다.'라고 자책했었는데, 다행히 나는 나를 잘 알아서 Team이라는 상황 속에 나를 푸시해넣으면 내가 뭐라도 해 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팀에 in한 거고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새로운 tool을 배워야지 싶으면 튜토리얼을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듣지 않으면 배우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마음의 부담이 되어서 시작하기조차 싫어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로 만들어야 하는 게 있고, 툴 자체의 학습보다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게 우선이니까 툴에 대한 부담을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일단 강의부터 듣고 보는데 그게 의외로 또 된다. 그러니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차오르면서 다른 팀원들의 부담을 덜어 주려면 내가 더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야지. 라는 마음이 샘솟는다. 늘 생각하지만 나는 Team이 필요한 거다.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들을 가진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즐겁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

 

 

 

 

앞으로의 팀 방향은?

원래 7월 31일까지인 문화데이터 활용경진대회까지 사이클을 돌려서 총 3번의 Quick Win을 계획했었는데, SKT 행복인사이트와 엔젤핵을 치르고 나니 많이들 지쳤기도 했고, output을 내기보다 input을 쌓을 시간이 조금 필요해서 휴식하고 함께 reflection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이 글들도 이를 위해서 작성했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함께하면서 제대로 이해하는 우리만의 Project를 8월에 2주간 짧게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데이터 리터러시와 관련해서는 9월 말 마감인 '빅콘테스트'에, 참가에 의의를 두고 제출해보기로 했다. 9월에 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8월에는 각자 개인 공부로 ADsP에 도전할 예정이다. 8월 29일 시험. 돈 쓰는 게 제일 쉽지, 일단 지원은 했고 돈 아깝지 않으려면 붙어야만 하는 것이다. :D 우리 팀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경력가 설이 성균공부방에 ADsP 강의를 개설했다. 그 강의도 보고 책도 사서 팀원들과 스터디하면서, 데이터로 사고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해 보겠다. 2주간의 Cycle도 기록하고 ADsP 도전기도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다 :>